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출사 사진

공연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

시끌했던 로비는 순식간에 적막이 쌓였다.

그 소름끼치는 적막은

그녀를 영원한 고독 속으로 밀어 넣는 듯 했다.

누구를 향한 조바심에 닿아 있을까

그녀의 시선은 불안정했다.

초라하게 등을 기댄 시멘트 벽은

웅장한 무대처럼 불쌍한 여인을 짓눌렀다.

지독한 모노로그.

무대가 무너지면 그녀도 무너져 내리겠지

이 이야기가 닿는 마지막을

그녀는 이미 알고 있을 것 이다.

그 뻔하고도 유치한 3류 비극에

조금금씩 흥미가 떨어졌다.

굳게 닫힌 극장안에선 그 모습과 퍽이나 잘 어울리는

아리아가 어렴풋이 울려퍼졌다.

이제는 외다시피 한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

그녀 대신 정문을 오래도 훑었다.

한참을 나타나지 않은 누군가를 나 조차 기다리던 중,

아리아의 마지막과 맞물린 관객들의 외침

“브라바!”

한눈 팔던 차가운 무대를 다시 바라봤다.

그녀는 더 이상 그 곳에 없었다.

철저하게 동떨어져 있던 로비는

공연의 1막이 끝나자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.

그제야 나는 어둠이 내려앉은

그녀의 무대를 향해 나직히 외쳤다.

브라바!

model&writer : dit3ur

direction&photo : onatrip

국립현대미술관 서울
주소: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
문의전화: 02-3701-9500

Jay

Share